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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E》결국은 역시 마마보이

 2년 전(2010) 8월의 어느 날, 나는 구한, 엄마와 함께 아침 댓바람부터 손에는 기자재들을 들고, 어깨에는 음식 만들 식재료들을 메고, 위풍도 당당하게 타오위안을 출발했다. 우리는 타이베이에 가서 책 《장난감 칼》의 홍보용 영상(당시에는 poetry video라 불렸다)을 찍을 계획이었다. 지하철 류장리 역에 도착해 감독, 배우, 친구들이 모두 집합하길 기다린 후, 곧장 차이전싱 교수 댁(차이 교수님 식구들의 도움에 진심 감사 드립니다!)으로 가 그날의 촬영을 개시했다. 

 왜 엄마를 데리고 와 촬영을 하는 걸까?

 <나의 단도/ 그 몸체에서 뽑아낸 것은 기나긴 일생> 나중에 작품명이 된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바로 우리 엄마와 많은 이들의 엄마가 생각이 났다. 그들은 관심과 사랑을 자식들에게 쏟아붓는다, 이 사랑에는 기한이 없다. 결국 우리는 그들의 인생을 얻지만, 그들은 되려 외로움을 얻는다. 

 대본에 대한 아이디어가 완성된 뒤, 우리는 감독과 촬영 시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회의했다. 그리고 대체 누구를 데려와 엄마 역을 시킬 것인지 논의를 하게 되었다. 사실 우리 엄마는 처음에는 카메라 앞에 서는 걸 전혀 원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기가 나서서 소위 더 예쁘게 생기고, 귀티가 나는 친척, 친구들에게 의향을 묻고 다녔는데, 결국에는 적합한 사람이 안 찾아지자, 내 말에 설득돼 참여하게 되었다. 

 촬영 전날 밤 엄마는 거실에서 내게 물었다. “역효과가 나면 어쩌니. 내가 연기를 못해서 너 책 파는 데 누를 끼치는 게 아닌가 싶어. 그럼 어째?” “그냥 날 좀 도와줘, 엄마. 제발.”

 그 짧은 영상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했다. 엄마가 아침부터 나가 장을 봐와 요리를 하고 그러면 딸이 돌아온다. 아들도 손녀를 데리고 집에 들어선다. 네 명은 저녁을 먹고, 엄마는 다시 돌아가는 아이들을 배웅한다. 잠옷을 입고 소파에서 티비를 보다 엄마는 잠이 든다. 

  촬영 당일, 엄마는 주방에서 음식을 하느라 바빴고, 자기 촬영 차례가 돌아오면 그때서야 황급히 카메라 앞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엄마의 연기는 한 테이크로 완성이 되곤 했다. 일부러 감정을 잡도록 할 필요 없이, 바로 감독이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나중에, 모니터를 통해 그녀가 소파에서 잠드는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매일 늦은 밤 스튜디오에서 귀가하던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저 잠옷을 입은 채로 소파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나를 기다렸었다. 그리고 그녀가 주방에서 밥을 하고 간을 볼 때, 집 초인종 소리를 듣고 서둘러 나오는 장면에서는, 어릴 적 내가 집 초인종을 누르면, 매번 빠르게 “간다, 가”라고 말하며 뛰어나와 문을 열어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촬영하는 동안에는 감상에 빠질 만한 짬이 별로 없었다. 그저 장비들을 준비하고 조명을  돕느라 바빴다. 제일 중요한 화면인, 엄마가 소파에서 조는 모습을 찍을 때 나는 창 밖 방범창 앞에 무릎꿇고 앉아 땀 흘리며 밤 시간 같은 효과를 만들려 침대시트로 빛을 가리고 있었다. 촬영을 모두 마친 우리는 모여 엄마가 만든 음식을 먹었다. 일각에서는 이 작품이 오스카 여우주연상 급이라며 웃었고 엄마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어서 다들 밥을 들라고 했다. 

 더 길게 이야기 하느니 따뜻할 때 몇 술이라도 더 뜨는 게 낫다고, 엄마는 생각했을 게 분명하다. 

며칠 후, 엄마를 모시고 편집이 끝난 영상을 볼 때, 몰래 엄마를 쳐다보았다. 얼굴형, 머리 모양은 별로 달라진 게 없지만, 얼굴 주름이나 반점은 늘어 있었다. 이미 더 이상은 기억 속에 괴력으로 등짝스매싱을 날리던 가정주부가 아니었다. 그녀는 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화면으로 보니까 진짜 안 이쁘다. 너한테 민폐 아니냐?” 나는 대답하지 않고, 리플레이 버튼만 다시 눌렀다. “다시 한번 보자.” 그러면 엄마는 입을 다물고 조용해졌다. 또 한번 보고 나서 말했다. “남들 엄마들도 다 이렇잖아.” 

 그렇지, 많은 사람들 엄마가 다 이렇지. 그런데, 환갑이 다 되어서까지 나이든 몸으로 아들 사업을 위해 애쓰는 엄마가 그리 많진 않잖아?

 1년이 지난 후, 마찬가지로 8월이었다. 《쌍둥이별 사람의 예감》을 인력으로 일일이 수공 포장을 해야 하는데 자금에 여유가 없었던 지라 어쩔 수 없이 엄마에게 부탁했다. 엄마는 조카 두 명과 함께 차를 타고 중허에 있던 인쇄소에 와서 작업을 도왔다. 연속 이틀 간, 그들은 자기 할 일이 있었을 텐데 그 일도 하지 못하고, 매일 기계식 수공 작업에 매달렸다. 평행사변형의 책에 특별제작한 책 커버를 입혔다. 나는 옆에서 보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조용히 작업을 할 뿐이었다. 

 또 1년이 지나, 역시 8월이었다. 《너는 내 동공 안으로 들어온 빛》 책 속에 일일이 삽지를 넣어야 했는데 역시 자금 여유가 없어 엄마와 두 조카들에게 작업을 부탁했다. 그때 나는 해밍웨이 소설을 번역하고 편집하느라 바빠, 그들과 몇 마디 나눌 시간도 없었다. 사무실에서 마실 물을 뜨러 잠깐 나왔을 때, 나는 엄마가 안경을 쓰고 책을 포장하는 모습을 보았다.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와 가족이 되면, 참 불쌍해지네. 

‘콤마북스’가 1인 회사가 되고난 이래로, 내가 처리해야 할 일은 점점 더 많아졌고, 귀가 시간 역시 점점 늦어졌다. 오토바이를 몰고 집 문 앞에 도착할 때마다, 막 엔진을 끄면 바로 엄마가 방범문을 열어젖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면 미닫이문 사이로 엄마가 재빨리 거실에서 나와  문을 열어주려는 게 보였다.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집에 와서도 컴퓨터를 켜고 야근을 했다. 그러면 그녀는 곁에 앉아 티비를 보았고, 그러다 잠들었다. 

“열두 시예요, 어서 올라가 주무세요.”

“안 자, 너가 올라가야 나도 가서 자지.”

 엄마는 내가 5분이면 된다고 말해도, 결국에는 한두 시까지 철야를 하고 나서야 가서 잔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았다. 이런 일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그녀는 이러한 방법으로 내가 밤을 새지 못하게 위협했다. 내가 어쩔 수 없이 컴퓨터를 끄고 쉴 준비를 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엄마를 생각이 깊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너무 단순하다 해야 할까. 

 출판사를 연 지 2년이 되었을 때 비로소 판매가 괜찮은 작품들이 생겼고, 점점 더 많은 홍보 기회가 생겼다. 그럼에도 경영상 적자는 시종 메워지지 않았다. 창고를 가득 메운 재고도서와 어지러운 장부 기록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거울을 보니, 오래 해 묵은 다크서클과 눈에 띄기 시작한 흰머리 새치가 당황스러웠다. 집에 오니 엄마가 돋보기안경을 쓰고 나 대신 수표어음의 지급기한을 체크하고 있는 것이 보였고, 나는 깊은 가책을 느꼈다. 

 어째서 서른 살이나 되서 안정적인 수입과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할 생각을 한 걸까? 

 어째서 2년이나 지났는데, 대단한 성과가 없는 걸까. 책 말고는 아무것도 없네?

 어째서 성공한 아들이 되지 못한 걸까? 

 가끔 맛있는 음식으로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 적도 있다. 현재의 고민과 부모에게 갖고 있는 미안한 마음을 엄마에게 이야기했다. 그때마다 엄마는 항상 차갑게 말했다. “너가 방향 잡는 거까지는 내가 도와줘야지, 안 그러면 네가 큰 일을 못 하지.”

 2년 전, 당시 중국에 있던 아빠가 인터넷으로 그 영상을 본 후, 엄마와 스카이프로 열띤 토론을 하던 게 생각이 난다. 아빠는 “마지막에 딸 아이를 안을 때 연기가 왜 그렇게 부자연스러웠던  거야?”라고 물었다. 엄마는 “당신이랑 큰 아들 모두 타이완에 없다는 걸 생각하니까 울고 싶더라고. 근데 작은 아들한테 우는 모습 보일 수 없잖아. 참느라 그랬지.” 나는 그때 비로소 크게 깨달았다. 아들이 출판계에 발을 들여놓는 이상 돈 날리기 십상이라는 걸 분명 알았을 텐데, 엄마는 내내 내색하지 않았다. 굳건히 내 꿈을 지지해주었고, 돈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지금까지 엄마는 ‘마마보이’라는 말로 내 체면을 살려주면서, 한번도 부끄럽게 만들거나 행여 아들 마음 속 깊이 자리한 눈물 버튼이 눌리기라도 할까 따뜻한 말 한 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여기에 내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이게 바로 우리 엄마다. 엄마에게 보답할 방법이 없다. 그저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는 수밖에. 

저 도박 좋아합니다, 그러니 제발 손은 자르지 말아주세요

 지난 주에 막 2012년 상반기 3대 유통사의 판매보고서를 받았다. 관례대로 나는 판매보고서를 천 씨 아주머니께 보여드렸다. 엄마는 드라마를 한참 보다가, 보고서 상의 숫자를 곁눈질하고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보던 엄마가 입을 열려는 순간, 나는 그녀를 향해 노래 한 곡을 작게 불렀다. “Don't speak. I know what you're thinking... Don't tell me cuz it hurts.” 

 “너 책 하나가 분명히 잘 팔릴 거라고 말하지 않았어?” 

 “그랬지.”

 “그런데 왜 못 판 거야?”

 “그건-”

 “이번에 나올 책은 네 생각에 잘 안 팔릴 것 같지?”

 “뭐?”

 “팔릴 거 같은 건 다 안 팔리고. 그러니까, 안 팔릴 것 같은 건 분명히 대박 나겠지.”

 “그렇다면 엄마 책을 한 권 내야겠어, 그지?”

 “이런 불효자 같은 자식, 아우 얄미워죽겠어.”

아, 종종 엄마는 나를 아주 심하게 미워한다.  

만약 엄마 책을 내가 한 권 내준다면, 분명 레시피가 들어간 요리책일 거다. 엄마가 만든 요리는 비상하도록 맛있고, 매우 친환경적이어서, 사람들의 공감을 쉽게 얻을 것이다. 하지만 본론으로 돌아와, 콤마북스가 2주년에 진입한 이 시기에, 나는 이 2년의 판매보고서를 모두 꺼내어 살펴본 결과 그렇게까지 엉망은 아니란 걸 발견했다. 몇 권의 책은 이천 부 혹 그 이상 팔렸고, 비록 천 부는 못 넘겼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예상 목표에 도달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책들은 당시에 우리 노력이 부족했던 것일 테니, 앞으로 아이디어를 더 내어 팔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미래에 희망을 두고 있다. 내 머릿속은 고속도로처럼 싱싱 돌아가고 있고, 문장이 아름답고 대성할 한 권의 책을 찾아낼 수 있기를 진정 희망한다. 어마어마한 판매로 한 방에 이 열세를 역전시킬 것이다. 

 “매번 다음 번에는 대박이 날 거라고 하는데, 대체 너의 이 사고방식은 도박 중독하고 뭐가 다른 거냐?” 엄마가 내게 말했다. 

 세상에, 우리 엄마가 어느 새 오은영 박사님 급으로 혜안을 갖게 되셨을 줄이야. 그렇다고 요리책 출간 계획을 포기할 소냐. 엄마를 위해 《출판사 사장님의 엄마가 말해주는, 50세 전에 반드시 배워야 할 아들의 진면목을 꿰뚫어보는 소프트파워》라는 제목의 정신분석서 겸 자기계발서를 낼까? (아아, 책 제목이 너무 길다. 중박 정도는 칠 것 같고, 판매율은 47.434% 정도)

 엄마 말이 맞다. 출판사 사람들은 모두 도박쟁이들이다. 문화사업을 하는 이들이 모두 도박을 하고 있다고 상상해봐라, 어쩐지 전 국민이 얼마나 사행성이 강하던지, 이것은 또 어찌해야 좋을꼬. (오른손 손등으로 왼손바닥을 세 번 탁탁탁!)

 우리 사전에 ‘좋을 때 그만둔다’란 말은 없다. 우리는 매번 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자신감이 넘친다. 분명 그것은 우리의 신념이고, 우리의 존재 가치이다. 만약 한 권의 책이 우리를 먼 곳으로 데려가 줄 것이라 믿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슨 근거로 다른 사람들이 그걸 믿고 책을 사서 집에 데려가도록 하겠는가. 

 비록 모든 책들이 세상에 나온 후, 우리가 기대한 행로를 걷는 것은 아니지만, 엄마가 말한 것처럼 높은 교육 수준의, 한때 영어 선생이었던 아들이 이제는 난데없이 도박쟁이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지금 우리는 모두 잘 지내고 있다. 그저 기회를 기다리고 있을 뿐. 사랑받을 각종 가능성을 기다리며, 나만의 영역, 내 몸 하나 누일 작은 서식지를 찾기를 기다리며. 

 책도 마찬가지이다. 열심히 살고 있다. 매일 서가에서 ‘오늘은 누가 나를 데려갈까. 몸 위를 덮은 먼지를 털어내줄까’ 기대한다. 만약 인연이 나타난다면, 그를 데리고 집에 갈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도 우리와 같지 않은가? 같은 마음이지 않나? 

 나도 안다. 꿈이 있는 것이 제일 아름답다는 걸. 방금 이 말로 아름답게 끝맺음을 하려 했는데, 갑자기 예전에 봤던 드라마의 한 대목이 생각이 난다. 한 노름꾼이 개과천선을 했고, 그 결과 과도로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잘랐다. 그리고 또 노름을 했다. 그래서 손가락을 자르고 또 잘랐다. 마지막에는 그러고도 빚을 갚지 못해, 결국 손가락 전부를 지하세계 대부업체 형님들에게 모두 잘렸다는! 

 만약 어느 날, 거리에서 우리가 마주친다면, 당신은 나의 손가락 끝이 한 마디 짧아진 것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상황은 뻔한 거 아닌가. 당신은 말 없이, 그냥 그렇게 내 곁을 스쳐지나가주길. 서로 모르는 사이인 양 하는 것이 내게 주는 가장 큰 위로일 것이다.(눈물을 머금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그 전에, 나의 도박 기질은 여전히 강력하니, 우리 다음 책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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