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 나는 죽을까봐 너무 무섭다
죽으면 아이가 어떻게 될 건가 

하지만 결국 사람은 모두 죽게 되는 법이지. 
엄마는 몇 살까지 살아야 
마음 편하게 죽을 수 있을까

엄마는 기다려야 한다 
네가 젖을 뗄 때까지 살아야 하고, 
네가 엄마의 유방을 작별인사할 때까지 
인생에서 첫 번째 장난감을 완전히 헤어질 때까지 
곰이나 개구리 같은 인형에 마음을 빼앗겨야 그때에야
줄을 수 있다 
엄마는
죽음이 너의 첫 애착을 빼앗지 못하게 하기로 했다. 

혹은, 네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때까지 살까 
네가 못생긴 책가방을 메고 다니는 것을 보며, 
함께 낯선 학교를 향하고 
네 작은 손을 놓아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너는 웃음이나 악의적인 소문이 퍼져가는 곳으로 달려갈 수 있게
필요할 때 권력을 갖고 노는 것도 마치 게임처럼 할 수 있게 
학교에서 배워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혹은, 처음으로 함께 영화를 보고 그때까지 살아야 할까 
반드시 코미디여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의 웃음소리가  
영화관 좌석에 스며들고,   
팝콘 조각 그리고 진드기 대대손손과 함께
떨어진 머리카락과 함께 밀봉될 수 있다. 

혹은, 네가 연애할 때까지 살아야 할까
사람에게 사랑을 주고 상처도 주기,  
사랑을 받고 상처도 받기를 배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네 눈물을 닦아주고 맥주를 마시러 데려갈 것이다. 
아니면, 너는 나도 시도해보지 못하는 대마초를 피워보고,
슬픔과 기쁨이 공존할 수 있을지 확인해 보아라.
얻음과 잃음은, 같은 나무가지에서 피어나는 꽃이지
봄은 짧고 가을은 서늘하다.

아니면 네가 결혼할 때까지 살아야 할까
그때야 비로소 내가 그 폭력적인 말을 내뱉을 수 있다
"엄마는 평생 널 때린 적이 없는데, 
네가 감히 결혼하면 네 다리를 부술 거야."
말싸움하고 문을 박차고 달려와서 화해하고 눈물 흘리는 막장드라마를 연기한 다음에야  
내가 마음을 놓고 떠날 수 있다
네 인생에서 최악의 순간이 
이미 지나갔다는 것을,
앞날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너를 깨뜨릴 수 없는 것을 확인한 후.

혹은, 네가 아이를 낳을 때까지 살면 어떨까? 너에게도 새로운 약속이 
시작될 거야. 그때야 비로소 엄마가  
너를 사랑하기 위해 인생을 포기했다는 상투적인 표현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말할 거야, "무서워하지 마.  
당황하지 마. 도와줄게."  
그 다음에 너에게서 미움을 받고, 
또 다시 미움받을 것 같지만.
나는 그저 알고 싶을 뿐인 것 같아 
너의 아이가 너처럼 사랑스러울까 궁금하다
또한 네 인생은 이로부터
죽음이라는 선택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을 
알고 있다.  

엄마의 모든 세월은 
아이의 인생에 붙어 있다
촛불과 그림자처럼
엄마의 뿌리는 점점 깊어질 것이다
죽음은 언제나 
죄책감과 아쉬움으로 가득차 있을 것이다  
엄마는 부처가 되지 못하고
지옥에 가게 될 것이다.

2018 생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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