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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E》엄마의 유골, 먹을 수 있나?
엄마의 유골, 먹을 수 있나?
먹어도 될걸
그러나 맛이 있나?
초콜릿 소스에 뿌려먹고, 토스트와 함께 먹는다
엄마의 유골은 설탕가루처럼,
부드럽게 내 미뢰를 감싸준다.
아니면 감자고기찜 하나를 끓이자
미림 하 큰술을 넣어,
그리고 소금 대신 엄마의 유골을
소금이 그녀의 몸에서 떨어진다
처음으로 엄마와 바닷가에 간 게 생각난다
바다모래가 양다리 사이에
살살 문질렀다.
아니면 신신한 농어를 굽자
로즈마리와 맑은 샤브리 와인을 사용하고,
엄마의 유골을 생선 배 부분에 발라 놓고,
내장을 모두 제거한다.
바닷가에
물고기는 아가미가 필요 없어, 엄마의 손이
점차 빈 속을 채운다.
아니면 양파계란볶음을 만들자
엄마의 유골을 달걀물에 녹여내고,
그녀는 백설탕을 약간 더할 게 기억난다.
백설탕으로 양파계란볶음이 아름다운 갈색 문신을 새긴다
삐걱삐걱, 조금씩 사라져진다
앗 조금밖에 안 남았네, 엄마를
내가 다 먹어버릴 것 같다.
다시는 엄마를 뽀뽀할 기회가 없을 것 같다
유골을 마실 물에 부어라
컵 바닥에서 우리 엄마가 가볍게
뜨더니 또 천천히 침전된다
오늘은 엄마가 내 몸 속에 있는 게,
마치 나도 그녀의 몸 속에 있었던 것처럼.
내일, 모레, 며칠 후에
다시 엄마는 나를 떠날 것이다
땀과 눈물, 소변과 대변으로
자연스럽게 이별할 것이다.
나도 점점 사라지고,
좀처럼, 다른 세계에 들어간다.
우리는 육친, 우리는 물방울
그리고 거품, 음악이다
바다, 산, 강, 돌, 나무, 작은 다람쥐다
고립된 섬이고, 절벽이고, 사랑이고, 지옥이고, 먼지다.